안녕하세요. 프리랜서 바리스타로 활동하고 있는 이혜인입니다. 다들 바리스타라는 직업에 프리랜서라는 개념이 붙는다는 사실이 생소하실 거예요. 들리는 단어 그대로 어느 곳에 속하지 않고 바리스타 업무가 필요한 곳이라면 찾아가 전문성을 발휘하는 ‘준비된 경력직’이라고 쉽게 소개해 드릴 수 있겠네요. 매장 운영에 대한 조언이 필요한 오픈 매장, 외부 행사 투입이나 내부 리뉴얼을 위해 가이드가 필요한 경우, 결원이 생겨 당장 투입될 능숙한 인력이 필요한 카페 매장까지. 카페에서 필요한 업무를 요청해 주시면 일정에 맞게 근무지로 투입되는 방식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진 경력과 가치가 많은 카페와 사장님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답니다.
프리랜서 바리스타 이외에 커피로 재밌는 활동을 운영하고 계신다고요!
실은 저의 또 다른 사이드 활동이 있어요. ‘커피 프렌즈 레이블’이라는 커피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커피로 이어진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작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커뮤니티입니다. 저는 오픈 채팅방에서 자유로운 소통으로 멤버들의 커피 경험을 지원하고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 작은 사회에서는 멤버끼리 아이디어를 모아 커피 팝업 행사를 하거나 매달 새로운 프로젝트를 이루며 다양한 가능성을 발굴해 내기도 해요. 멤버끼리 모여 커피 소모임이나 카페 투어를 하기도 하고요. 프리랜서 바리스타와 커뮤니티 운영을 통해서 틀에 얽매이지 않은 다양한 커피 활동에 재미를 느끼고 있는 요즘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프리랜서 활동과 커뮤니티 운영에 집중하며 충실히 살고 싶어요. 제 삶에 있어서 ‘재미있는 일을 하며 살자’가 방향성이에요. 물론 인생을 살면서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재미를 잃고 살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커피로 이어진 재밌는 일을 하며 살 거예요!
커피를 직업으로 갖게 된 첫 순간이 궁금해요.
고등학교 졸업 전에 잠시 주방에서 인턴 생활을 했어요. 그 인턴 생활 동안 주방에서 하는 일이 제 적성에 맞지 않다는 걸 깨달았어요. 주방이란 공간이 제게는 너무 삭막하고 고되었거든요. 인턴 생활이 마무리될 때쯤 진로 결정을 위해 내가 좋아하는 일에 대해 생각해 봤어요. 그러다 취미로 배운 커피 자격증 수업이 자꾸 머릿속에 맴돌더라고요. 직접 내 손으로 커피를 내릴 때 풍겨오는 커피향을 맡던 순간이 계속 떠올랐어요. 그래서 그냥 커피를 해야겠다 싶었죠. 한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꼭 하는 성미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커피 업계로 들어섰습니다. 처음 내 손으로 직접 커피를 내릴 때 맡았던 그 커피 향이 저를 커피의 세계로 이끌었네요.
혜니 시스터에게 기존 바리스타와 다른 프리랜서 바리스타만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저의 역량과 경력이 많은 카페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끼고 많은 카페 사장님들과 인연이 만들어진다는 게 재미있어요. ‘바 업무 외에도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카페 사장님들을 만나 뵙게 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운영에 대한 고민까지 듣게 되는데요. 카페 운영이란 게 커피만 잘 해서 되는 영역이 아니더라고요. 그중에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어떤 게 있을까 하고 열심히 찾는 중이에요. 그리고 어느 한 곳에 소속되지 않고 매번 새로운 환경에서 일하고 경험할 수 있는 것도 저에겐 꽤 매력적인 부분인데요. 소속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부분이 제가 프리랜서 바리스타를 계속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네요.
다양한 카페를 경험하는 혜니 시스터는 어떤 기준으로 카페를 바라보세요?
카페를 바라보는 기준이 조금씩 바뀌기는 하는데요. 요즘은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공간에 편안함과 따듯함이 채워져 있는지 살펴봅니다. 커피를 마시는 순간은 휴식의 시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일을 하면서도 잠시 쉬는 시간이 필요할 때 ‘커피 한잔 마시고 합시다’라고 하잖아요. 바쁜 일상 속에서 짧지만 확실한 휴식으로 환기를 가져다줄 수 있는 공간이 카페라고 생각해요. 카페를 휴식의 공간으로 여기다 보니 대부분 조용하고, 바깥 풍경이 보이거나 식물들이 살랑이고, 부담스럽지 않은 서비스 매너를 가진 곳들을 찾아다니게 되네요.
<복덕방> - 관악구
<모을> - 망원동
혜니 시스터는 커피향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세요?
설레어요. 좋은 향을 가진 커피 향을 맡으면 설레는 기분을 느끼는데요. 특히 그라인더에서 막 분쇄된 커피 가루에서 풍기는 커피 향을 가장 좋아해요. 분쇄되기 전에 느끼지 못했던 숨어 있던 향들이 가루 상태가 되면서 복합적으로 나타나거든요. 커피의 종류에 따라서 말린 과일 향이 나기도, 꽃향기가 나기도, 견과류나 초콜릿 향이 나기도 하는 다채로움을 경험해요. 이 향들이 물에 닿아 커피로 추출되면 또 어떤 향을 선사해 줄지 기대되면서 설렌답니다. 제가 처음으로 직접 커피를 내릴 때 맡았던 커피 향을 아직도 기억하고 추억하고 있는 것처럼 지금 제가 맡은 커피 향들도 설레고 즐거운 기억을 가진 채로 먼 훗날의 추억이 될 수 있겠죠?
향을 다루는 혜니 시스터이기에 자주 사용하는 향기 제품이 더 궁금해요.
향 제품을 좋아하지만 향에 민감한 커피를 다루다 보니 일할 땐 잘 쓰지 못하는데요. 그래서 옷이나 집에 뿌릴 수 있는 패브릭 스프레이 제품을 애용해요. ‘희녹’이란 브랜드의 ‘더 스프레이’ 제품을 매일 사용합니다. 제주 편백수로만 만들어져서 신선한 숲의 향이 나요. 탈취 효과도 뛰어난 제품이라 침대 옆에 두고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베개와 이불에 뿌려둡니다. 희녹으로 하루의 첫 향을 시작하면 온 종일 신선한 기운이 맴도는 기분이 들어요.희녹 스프레이는 생일 선물로 처음 받았는데 자연의 향을 좋아하는 저에게 너무 잘 맞는 선물이었어요. 인공적인 향료와 알코올 성분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성분을 보고 제품에 더욱 호감이 갔죠. 향을 고를 때 자연을 담은 향을 좋아하는데, 희녹은 상쾌하고 싱그러운 향이 느껴져서 좋았어요. 다만, 인공적인 성분이 없다보니 잔향이 길지 않아 아쉬워하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저는 오히려 부담없이 뿌릴 수 있는 애착템이 되었답니다. 희녹 브랜드가 가진 가치도 좋았는데요. 나무를 베지 않고 가지치기로 얻은 가지들에서 편백수를 추출하고 추출 후에 나온 껍질과 가지들은 퇴비로 순환된다고 해요. 이런 브랜드 스토리를 알고 나선 희녹이란 브랜드를 더욱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답니다.